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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sweet Case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전환점 나는 이혜현, 소설 작가다. 주로 성인을 독자로 한 로맨스와 추리, 호러 소설을 쓴다. 최근에 집에 룸메이트를 하나 들였다. 살곳 없이 이곳저곳 떠돌아다니고 있던 소라라는 사람이다. 집세도 내지 않고 꽤 제멋대로지만, 그 덕분에 나에게 영감을 줘서 좋은 소재를 떠올리게 된다. 손 근처에 남아있던 커피우유를 한 입 마셨다. 그가 흥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누군가와 같이 있는건 꽤 오랫만인 것 같다고. 글을 쓰던 나의 앞머리에서 꽃 장식이 달려있는 집게모양의 핀이 힘을 잃고 책상으로 떨어져 나갔다. 그래, 이걸 처음 낀 날에는 그 사람과 함께였다. 타자를 치던 손도 뒤따라 힘을 잃고 움직임을 멈췄다. _ 그건, 몇 년 전이더라. 7년? 8년? 확실한건 5년은 넘게 지났다는 것이었다. 그..
Too Many People in my house “혜현 씨!! …앗?” 조용하던 이혜현의 집에 요란하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황당한 표정으로 소라를 쳐다보는 사람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갈색 단발의 여성. 안경을 쓰고, 셔츠에 정장 조끼와 치마를 입어 누가봐도 직장인이라는 냄새를 풍기고 있다. “어…안녕하세요…?” 소라가 어색한 침묵을 깨고 인사를 건냈다. “어, 저기, 누군지, 왜 여기있는진 전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인간이랑 이야기를 좀 해야해서. 방 밖으로 나가줄 수 있을까? “아, 그런거였다면 전 이만…” 소라는 방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동거인.” “무슨일이래. 그 ‘Ms.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가급적 하지 않습니다’ 씨가?” “소재. 오늘은 뭐야, 편집자 씨.” 여성은 어깨를 으쓱 올려보았다. “아직도 그렇게 부르는구나. 내게는..